믿음의 실험

빌립처럼 달려가리라.. / 즉각순종 / 2010.07.20

다정다감 주인장 2011. 11. 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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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목사님의 제자이셨던 한 집사님이 대구에 계시고, 그 집사님의 어머니가 믿지 않으시는데

집사님께서 어머니의 집에 방문하여 예배하고 싶어하고 있다며,,,

 

대구에 갓 내려온 제가 생각나셨다며, 제가 심방하고 예배를 드리고 위해서 기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저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매 주일 한 시간씩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그 집사님의 어머니 댁을 심방하기 시작했다.

집사님의 어머니는 마음이 닫혀있었고, 다만 딸이 원하니까 마지 못해 예배를 드리시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

그런데 그렇게 두 달 정도를 심방했을까? 하루는 갑자기 집사님의 어머니께서 이제는 오지 안았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저는 '아, 네 알겠습니다.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라고 답하고 돌아와야 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와 나는 정말 많이 속상해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집사님 내외와 함께 식사를 한 번 하며, 감사했다는 인사를 들었지만, 감사의 인사를 받기가 송구했다.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다.

 

더 열심히 눈물 뿌려 기도했더라면, 제게 능력이 있었더라면, 그 기간 동안의 예배와 만남을 통해 변화되셨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내가 너무 기도하지 못해서 그런거 같다는 생각 때문에...

 

그리고 그 후 생각날 때 마다 기도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기억에서 지워져 갔다.

그러나 이상하게 가끔씩 그 가정이 생각났다. 그 집사님의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러던 중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꽤 오래전 이라는 느낌) 하루는 그 집을 방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가면 무엇하나, 왜 왔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하나, 그 때는 따님 집사님이라도 함께 계셨지만,

지금은 휴대폰이 바뀌면서 그 집사님의 전화번호도 없고ㅜㅜ,

 

이런 마음으로 인해 선뜻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의 예화들이 생각나면서 가야 하지 않겠나는 생각도 많이 들었으나 말 그대로 생각 뿐.

 

그리고 그 후 때때로 가야겠다. 가야겠다 생각하다가....잊고, 또 생각나고, 또 잊어버리고.

그러던 오늘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그 때는 뱃속에 콩알만했던 큰 딸 루다를 예쁘게 단장시키고 수박을 사들고...

집을 찾아가며 거의 3년 만이라 집을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동네까지는 그래도 잘 찾아갔다.

 

그런데 그 집과 주변의 집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도로 확장 공사로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터만 남았다.

그리고 공사를 위한 임시 컨테이너 박스만이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아....

순간 드는 생각이, 집을 내놓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힘드셨던 것은 아닐까?, 그 상황이 하나님을 만날 기회였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만나보라는 부담을 주셨나보다...

내가 불순종했구나...내가 불순종했구나....내가 불순종했구나...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까지는 '이 일'과 관련하여 내가 더 이상 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평생 마음에 두고 회개하며, 다시는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도록 항상 즉각 순종해야겠다 결단하는 것으로 종결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마음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그런데 글을 쓰는 중간에...

처음 그 집사님과 어머니를 소개하여 주신 목사님께 연락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집사님의 연락처를 모르지만, 그 목사님은 아마 알고 계실 것이다.

 

내일 전화를 드려 여쭤 보아야겠다.

 

"주님...주님의 일은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반드시 이루어짐을 믿습니다.

다만 그 일에 저를 초대하실 때, 순종으로 그 영광스러운 일에 동참하는 축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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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이렇게 포스팅을하고, 오늘 아침 순서에 따라 말씀을 읽는데, 사도행전 8장을 읽게 되었다.

빌립이 주의 사자를 통해 남쪽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 서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는 말씀을 듣고 간다.

그래서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모든 국고를 맡은 관리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때 성령께서 빌립에게 그가 탄 수레로 가까이 나아가라 하신다.

빌립의 반응을 누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빌립이 달려가서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읽는 것을 듣고 말하되 읽는 것을 깨닫느냐(행 8:29)"

 

빌립이 달려가서...빌립이 달려가서..

주님 빌립은 달려갔네요....

주님 저도 이제 앞으로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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